최근 시중에 새로 나온 세안제들은 '약산성' 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약산성이란 PH 5.5~5.8 사이를 말하는데, 건강한 피부는 약산성을 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의 표면을 덮는 지질인 에멀션, 즉 지질층이 약산성이기 때문이다.

지질층이 적절히 형성되어 있으면 세균이나 진균의 증식을 막는 역할을 하므로 트러블을 예방하고, 피부를 외부 자극으로부터 보호해준다. 또한 피부에 존재하는 상재균이 균형있게 상호작용하며 외부로부터 침입한 병원성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막아준다.

그런데 일반적인 세안제는 대부분 알칼리성으로, 지질층을 과도하게 제거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건성 피부의 PH가 대부분 PH 7.5 이하 약알칼리성인 것도 지질층이 무너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알칼리성 세안제는 약산성인 피부와 만났을 때 pH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상재균을 감소시켜 감염에 취약한 환경을 만든다.

예를 들어 여드름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여드름균 역시 피부 상재균의 하나로, 피부가 건강한 상태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피부의 PH 균형이 무너지면 트러블을 일으키는 기회감염균이다. 실제로 여드름 피부와 아토피 피부의 평균 pH 수치는 각각 pH7.5와 pH8.0으로 알칼리성에 가깝다. 따라서 피부를 약산성으로 잘 유지하면 여드름 예방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약산성 세안제는 세정력이 강하지 않으므로 세안 후 뽀득한 느낌을 받을 수는 없지만, 피부가 덜 건조하고 당김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따라서 건성 피부라면 약산성 세안제를 사용해 지질막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지성 피부나 메이크업을 한 상태라면 약산성 세안제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지성 피부는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되는 상태이므로 어느 정도 세정력이 있는 제품이 적합하다. 또한 메이크업을 한 상태에서 약산성 세안제를 사용하면 메이크업 잔여물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아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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